한국천주교회사를 공부한 교우들에게는 중국의 소팔가자(小八家子소팔가자)와 차쿠(岔沟차고우,분구)가 어떤 곳인지 짐작을 할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신부가 소팔자자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로부터 부제품을 받은 곳이고 최양업신부가 차쿠성당에서 베르뇌 주교를 보좌하여 활동한 곳이기도 합니다. 즉 한국 천주교의 제 1대 2대 조선 사제가 거쳐간 유적이기도 합니다. 태장하,용화산,분구(차고우),소팔가자등 요동지역은 두 사제의 커다란 영성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태종 신부가 최양업신부가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입국하기까지 활동했던 바로 그 차쿠에서 활동하면서 최양업 신부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소설 최양업 차쿠의 아침"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한국인 신부가 쓴 소설로는 윤의병 신부의 "은화"에 이은 두번째 소설입니다. 주 무대는 중국이고 신부(사제)가 주인공이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신부가 쓴 소설입니다. 당연히 일반 소설가가 쓴 소설과는 주제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김대건신부와 루루, 최양업신부와 홍홍이라는 러브 라인을 살짝 끼어 넣어 소설적인 재미를 주려고 하였습니다. 최양업 신부를 무사히 조선으로 입국 시키기 위한 범 요한의 몰래 하는 희생은 소설의 극적효과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1949년 12월 같이 조선에 들어 오려고 하였던 메스트르신부를 요동에 남겨 둔 채 최양업 신부 홀로 조선 교우들과 함께 변문을 통해 입국하게 되는 그 순간의 기쁨을 소설은 마지막으로 보여주면서 길위의 사제인 최양업신부를 현양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진자샹성당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현양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소설은 또 다른 관심을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은 최양업신부가 장자루성당(진차오)에서 중국 강남대교구 마레스카 주교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고 쉬자후이 신학교 경당에서 첫미사를 하는 이야기에서의 논란 거리입니다. 아직도 사제품을 받은 곳이 장자루성당이라고 하기도 하고 쉬자후이 신학교 소성당(경당)이라고 하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신학교 소성당일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진자샹(김가항)성당을 금가항 성당으로 표현한 부분도 독자로서는 바로 잡을 필요가 있겠네요.
소설로서 알게되는 최양업신부의 조선 귀국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의연하고 슬프고 고통스럽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길위의 사도 최양업 신부를 소설속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이 책은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팁.
소설속에서 함께 조선으로 들어 오지 못한 메스트로 신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작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서품 170주년 기념 행사때 나누어 드린 "특보"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http://cafe.daum.net/pudongcatholic/FjY1/44 자료 내려받을 수 있는 주소입니다.
2016.2.20 이진귀 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