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총장님에게 드리는 반론의 글
우선 수시합격생들을 위한 특강에서 귀하께서는 소중한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있으면 물러날 노무현 현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많이 참아온 꼭 하고 싶었던 한마디를 하고 지나가시는군요.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사실 전체적인 맥락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군요. 이 중에서 1)과 2)에 대해서 저는 이해하는데 조금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총장님께서 이제 이 학교에 들어올 신입생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게 우선 어울리지 않습니다.
1) 대통령의 말에 격이 없고 너무 멋대로 했다. 따라서 개인의 품격도 떨어졌고 나라의 품격도 떨어졌다. 따라서 미래의 지도자인 여러분들은 말을 조심해 개인과 나라의 품격을 높여달라. 2) 한국의 민주주의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어 제도적 표면적으로는 선진적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남을 많이 배려해 달라. 3) 지속적 경제성장 4) 문화 분야의 질적 성장 5) 무한경쟁시대에 세계와 경쟁하기 계획을 세워 대학생활을 해 달라
우선 정총장께서 이야기하는 나라의 격에 대해서는 보는시각에 따라 상당히 애매한 이야기이군요. 노대통령이 들어서니-소위 서민 대통령 또는 학벌이 낮은 대통령이- 그랬다는 이야기가 바탕에 너무나 많이 깔려 있는 것 같고, 말을 많이 했지만, 총장님의 말씀대로 멋대로 말을 많이 했지만, 그 때문에 품격이 떨어졌다는 논리는 저는 인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통령 자신이 만들어 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지난 오년동안 한국 사회는 어떠했습니까? 사실 노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막말을 먼저 한 사람들이 누구인가요? 아마 언론에 등장하는 정치인들과 네티즌들의 발언들을 수집해 보면 금방 알 겁니다. 우리 국민들 모두가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았습니까? 그게 대통령의 말들 때문에 그랬다는 논리는 너무 쉽게 내 놓은 발언으로 들립니다.
귀하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라는 서울대학교 총장님이십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귀하는 오히려 너무 정치적인 발언을 하시고 계시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 귀하가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학자라면 지난 오년동안 이러한 중요한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잘 못 가지고 있는 이기적인 사고와 편협성에 대해 일갈을 해 주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민주주의의 주요 덕목중 하나인 남에 대한 배려를 말씀하셨는데, 이 배려가 부족했던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일갈이 필요했던 것 아닌지요? 이 배려를 무너뜨린 한국의 지도자들이 누구입니까? 아니 배려라는 기본적인 덕목을 망각하고 지나온 한국의 지도자들이 누구입니까? 지금도 제가 보기엔 귀하께서는 이제 물러갈 대통령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하고 계시는군요.
지성인은 보편타당성이 우선되어야 정당성을 갖고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정총장께서는 나라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만, 불편부당이 사라진 표현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노대통령의 발언이 대해 듣는사람에 따라 시원하게 느껴진 사람도 있고, 뭔가 맞지 않았던 사람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그게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는 정도까지 갔나요? 아마 그랬다면 저는 오히려 노대통령과 반대 입장에 있었던 수많은 지도자들이 더 격을 떨어뜨린 장본인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남을 배려하라는 교훈을 이나라 민주주의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총장님의 말씀을 새겨 들으면서 이정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월 1일 산만디리
참고 자료: 정총장의 특강에 대한 기사내용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입력시간 : 2008/01/07 15: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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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7일 "대통령부터 멋대로 말하고 해서 지금 한국이 힘든 나라가 됐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평소 화법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수시 합격생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2008 수시 합격생을 위한 프로그램' 특강에서 한국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를 "국격을 제고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서로 말을 아끼고 조심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런 것을 찾아 보기 힘들다"며 "여러분이 지도자가 되면 말을 조심해 개인의 품격도 높이고 아울러 국가의 품격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비록 정 전 총장의 발언중 대통령 화법에 대한 `쓴소리'는 몇마디 정도에 불과했지만 `자기 멋대로'라는 직설적 표현까지 섞여 있었다.
정 전 총장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진정한 민주주의 모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제도적, 표면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남에 대한 배려가 빠져있다"며 "한국은 나를 포함해 너나 할 것 없이 남에 대한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 즉 배려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이밖에도 ▲지속적인 경제성장 ▲문화 분야의 질적 성장 등을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우선적 과제로 꼽았다.
정 전 총장은 이에 앞서 "예전에 참석했던 영국의 한 학회에도 교수들이 한국의 문제점으로 정부 주도의 정책, 단기적 계획 등을 꼽았다"며 이제는 관 주도의 정책에서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천 총장은 "여러분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차피 무한경쟁의 세계"라며 "졸업 후에는 이 사회를 떠나 세계인들과 경쟁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 대학생활을 하고 미래의 플랜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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