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책 판매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던 베텔스만이 문을 닫는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베텔스만 북클럽, 중국어로는 上海贝塔斯曼书友会 영어로는 Shanghai Bertelsmann Book Club. 중국인들 특히 상하이인들에게 제법 특별한 경험을 안겨 주었던 중국 베텔스만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독자들로서는 이외라는 반응이다.
Bertelsmann
그래서 7월 8일 이후부터는 주문을 받지 않으며, 7월 31일까지 완전 문을 닫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올 12월25일전까지 북클럽 멤버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잔액의 환불 요구를 할 수 있다.
1995년 상하이에서 독일인들에 의해 시작한 이 북클럽은 최근까지 150만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었고, 중국의 최대 북클럽이며, 2002년에는 150만 위안의 영업이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베이징에 별도의 연쇄점회사 베이징베텔스만21세기북체인유한공사(Beijing Bertelsmann 21st Century Book Chain Co. Ltd.)가 있고 18개 도시에 36개의 서점이 개장되어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중국 베텔스만이 왜 갑자기 문을 닫게 되었을까?
우선 그들이 채택한 북클럽 회원제 운영 조건이 처음에는 인기가 있었고 회원 가입자도 꾸준히 늘어 왔으나 경영 환경의 변화가 닥치자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3권은 아주 싸게 살 수 있도록 하지만, 이후는 매분기 추천도서목록(“recommended” book) 을 지속적으로 보내 매분기 1권이상은 꼭 사야 되거나 아니면 추천도서를 한권 배달 받는 식으로 바뀌어 진다. 그러다 작년부터는
그리고 추천도서도 초창기에는 좋았으나 점점 다양성이 없어지고 고를 수 있는 책도 줄어 들게 되었다. 또 책 종류도 청소년이 주로 읽는 책이다 보니 한계를 맞게 되는 것이다. 돈이 벌지 않는 청소년 학생들이 무슨 돈으로 책을 그렇게 열심히 사 본단 말인가.
2004년에는 베텔스만을 모델로 새로운 중국 북셀링 업체 99인터넷서점이www.99read.com등장을 함으로써 급속한 경쟁 체제로 바뀌게 된다. 99인터넷서점은 회원제지만 가입비등의 조건이 전혀 없는 점이 베텔스만과 차이가 난다. 그리고 얼마후 当当网 인터넷 쇼핑 Dangdang.com 과 주오위에가 등장하게 된다. 지금 중국에서 99인터넷서점과 당당왕,주오위에아마존이 인터넷서점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회사로 성장을 했다. 2004년과 2005년 베텔스만은 급격한 퇴보를 겪게 되고 베텔스만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도 베텔스만은 지방에 체인점들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큰 장벽은 중국의 출판업에 대한 외국 투자업체에 대한 투자 금지 법규이다. 아무리 좋은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더라도 중국내에서 외국 투자 업체는 출판업을 할 수가 없다(中国政府明文规定禁止外资独资在华开展图书出版业务). 상하이에 베텔스만문화실업유한공사(上海贝塔斯曼文化实业有限公司)를 세웠지만 출판권을 받을 수가 없었다. 출판을 하여 기존 북클럽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던 베텔스만으로서는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건은 베텔스만을 안좋은 시각으로 몰고간 중국지진을 모욕한 블랙리스트(2008.5 환구시보)에 미국 영화배우 샤론스톤등과 더불어 독일 베텔스만미디어그룹의 주간지 '스타'가 이름이 올라 가게 됨으로써 많은 중국인들로부터 반감을 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베텔스만이 문을 닫는 다는 기사에 많은 중국 언론은 베텔스만의 죽음(贝塔斯曼之死) 또는 베텔스만의 패주등의 용어들이 등장한 걸 보면 베텔스만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베텔스만의 초기 중국 진출은 성공적이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도전자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관성의 궤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점이 큰 원인 중 하나이고, 동시에 중국의 외상투자업체가 할 수 없는 금지 업종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부족한 점이 문을 닫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럼 한국에서는 어떤지?
베텔스만 코리아가 1999년에 설립되어 베텔스만북클럽을 운영해 오다가, 회사를 베텔스만그룹과 대교가 합작을 하면서 2004년 12월 대교에서 베텔스만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였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대교그룹의 자회사로 2005년 1월 26일 만들어진 합작법인이 바로 대교베텔스만이다.
지금은 회사 이름을 대교북스캔으로 바꾸었다. 초창기 한국에서도 회원제 운영으로 인한 조건이 중국과 같은 것으로 보이며, 여러가지 폐단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대교북스캔은 회원에 대한 가입조건등에서 많은 개선을 보인 것으로 보이고 있고, 회원에 대해서는 할인가를 적용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보면 중국에서의 베텔스만 경영은 중국 현지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보인다. 그러나 문을 닫는 중국베텔스만을 중국의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 한국의 대교북스캔과 같은 인터넷서점으로 재창업하여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 앞으로 예상되어진다. / sanm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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