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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철학 종교일반

공광규,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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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유난히 햇빛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날

 문득 네가 보고 싶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날

 

 시인 공광규,

 그냥 멀리서 그가 한번 생각이 난다

 

- 상하이에서, 종로 5가에서 만났던 고등학교 친구가 

 

        겨울 산수유 열매   - 공광규


        콩새 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다닌다


        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


        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 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


        콩새부부를 기다리느라

        가슴이 뜨거워진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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