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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의 초강세,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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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의 초강세, 이유 있다

 

중국 증시가 연초이래 38%나 상승해 세계증시 중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최악이었던 중국증시가 지금은 전세계 투자가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중국이 이번 금융위기에서 탈출구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증시가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글로벌 금융쓰나미에도 불구하고 망가지지 않은 은행시스템과 정부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1.9조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로벌 위기의 탈출속도는 누가 더 빨리 금융시스템을 복구하는 가에 달려있다.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금융기관이 대출을 못하면 실물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중국은 전세계에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금융시스템이 망가지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즉 정부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바로 실물에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살아있는 금융시스템- 증시상승의 “직접적인 견인차”


지금 각국 정부가 5조 달러(7,000조원) 가까운 돈을 풀겠다고 하지만 실물경제는 꿈쩍도 않고 있다. 이유는 은행시스템의 마비 때문이다. 서브프라임에 크게 물린 은행들이 자본금까지 날려버려 추가대출을 통해 기업들을 살릴 여유가 없다.

 

아이러니 하게도 전세계에서 국제화 수준이 가장 떨어지는 중국은행들만이 이번 파생상품위기에서 벗어나 있다. 중국은행들의 “전세계 금융기관의 무덤”이 된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손실은 07년 이익의 2%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정부가 풀어 놓는 엄청난 자금을 대출로 기업에 내줄 수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국은행들이 세계 은행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마치 97년 금융위기 때 한국에서 기업대출은 없고 가계와 주택대출만을 했던 은행들이 우량은행이 된 것과 마찬가지다.  2007년 대비 2009년의 전세계 은행들의 랭킹을 보면 격세지감이다. 상위TOP 3의 영미계 은행들이 몰락하고 그 자리를 중국의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지금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고민은 본원통화(M0)를 엄청나게 풀었는데 금융기관의 대출기능이 마비되어 돈이 돌지 않는 것이다. M1, M2의 증가세가 계속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중국은 예외다. 작년 8월 이후 거시경제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바꾼 이래 엄청난 돈을 풀었고 금융시스템이 살아있어 통화증가가 실물과 증시에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4조 위안(880조원)을 책정하자 전세계가 놀랐고 증시가 급등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은행을 통한 상업대출규모는 더 놀랄 지경이다. 3월 한 달에 만 대출순증액이 1.9조위안에 달했다. 정부가 전세계에 광고한 경기부양책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한 달 만에 은행을 통해 기업에 퍼 넣은 것이다.

 

 

이 정도 돈이 들어가면 실물경제든 주식시장이든 회복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중국경기 회복의 사인으로 가장 많이 드는 것이 구매자관리지수(PMI)다. 작년 말부터 반등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M2와 상해지수의 관계는 더 드라마틱하다. (그림3,4 참조)

 

 

 

 

 

2조 달러대 외환보유고– 무서운 “현찰의 힘”

 

중국은 수출이 두 자리 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작년 말 이래로 매달 400억불 가까운 무역수지 흑자가 나고 있다.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300-400억불의 외환보유고 감소를 두고 정부정책의 잘잘못을 탓하고 있는 판인데 중국은 한 달에 이 정도 규모의 돈이 흘러 들어 오고 있다.

중국은 지금 이 돈으로 무엇을 하고 있을까?

 

G20정상회담 바로 직전에 중국은 동유럽의 부도로 치명타를 입은 유럽에 한방에 150억불어치의 물건을 사주면서 유럽국가들에게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달 무역수지흑자의 1/3을 조금 넘는 규모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권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대규모 원조를 하고 있다. 동시에 부도난 영국과 프랑스 기업이 바겐세일 하는 아프리카의 광산권, 어업권, 유전개발권을 모조리 사들이고 있다.

 

주가가 60-70%씩 빠지면 이것은 국가부도다. 작년에 중국은 이를 경험했다. 2조 달러에 가까운 현찰이 있음에도 중국증시는 국가부도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결코 부도가 날 수 없는 나라라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달러유동성에서 자유로운 국가의 주가가 반등 못할 이유가 없다.

 

디플레시대에는 “현금이 왕이다” 전세계가 모두 달러부족으로 허덕이는데 중국은 넘치는 달러로 여유만만하다. 금융위기 이전의 1.9조달러와 금융위기 이후 1.9조달러는 그 가치가 다르다.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 폭락을 생각하면 중국의 현재 외환보유고의 파워는 외환위기 전의 3-4조 달러에 맞먹는다.

 

 

 

중국 경제, 반등일까? 추세전환일까?

 

중국 부동산가격의 8개월만의 상승, 전력생산량의 증가세 반전, PMI지수의 연속 호전, 주가 상승 등 최근 몇 가지 중국 주요경제지표는 절망 속에 희망을 줄만한 뉴스다. 중국경제는 이제 바닥을 치고 완전히 돌아섰을까?

 

중국의 몇 가지 경제지표가 가장 먼저 돌아선 이유를 보면 작년 4분기 이후 경기급락으로 추가적인 생산을 안 함으로서 나타난 재고소진에 따른 수요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임가공수출이 주력인 중국제조업계에서 작년 10월 이후 가공수출의 신규주문은 거의 제로상태였다. 따라서 추가생산이나 원자재 수입도 제로였다. 그간 6개월간의 시간경과로 재고소진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이 바닥에서 회복의 신호로 나타난 것이다.

 

근본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본주의 국가의 지도자들보다 더 심각하다고 받아들였다. 자본주의국가들은 나라가 거덜났어도 삼권분립의 틀에 묶여 국회의 비준을 못 받아 자금투입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반면 정부가 결정하면 바로 액션이 들어가는 사회주의국가 중국은 일사불란하게 자금공급을 하면서 바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유동성의 화끈한 공급은 실물이 깨어나기 전일지라도 증시상승의 이유가 된다. 근본적으로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들과는 달리 선제적으로 실물경제의 수요보다도 더 많은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여 금융시장과 증시를 살린 것이다.  

 

중국의 성장의 동력인 수출은 선진국의 불황으로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GDP는 4분기 이래로 하락세다. 기업의 수익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생활을 나타내는 소비자물가는 마이너스다. 수출이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와 소비를 통한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왕창 돈을 풀었고 그 효과가 절묘하게도 재고소진에 따른 계절적인 생산증가와 맞물렸다.

최근 BDI지수의 재하락, 중국수출의 (-)성장 지속을 감안하면 세계 실물경제의 회복은 아직 멀리 남아있다. 이번 몇 가지 경기지표의 반등은 희망적이긴 하지만 추세적 상승이라기보다는 최근 6개월간의 불황으로 재고가 소진되면서 나타나는 반등이다. 여기에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재고소진효과는 조만간 사라진다.

 

따라서 지금의 주요지표의 회복은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2분기가 넘어서면서 그간 풀어 놓은 돈들이 실물로 가서 내수를 자극하고 선진국의 수요가 조금이라도 회복될 조짐이 보여야 추세전환이다. 만약 여기에서 실패하면 또 한번의 새로운 버블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중국관련주가 아니라 “중국의 돈”이 손대는 주식이 이젠 중국주다.

 

한국에도 조선, 중공업 등 소위 중국 관련주들이 있지만 이젠 중국관련주도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전통적인 중국관련주가 아닌 “중국의 돈”이 손대는 주식이 중국주다. 중국의 돈이 움직이면 그 산업이 바로 움직인다. 구리, 석유, 화학, LCD산업이 좋은 사례다.
 
구리와 석유가격이 뛰고 있다. 전세계가 윤전기로 찍어내듯 통화증발을 하고 있다. 이번 위기가 끝나고 나면 필연적으로 인플레가 올 수 밖에 없다. 제조대국 중국은 원자재와 석유를 마구 퍼 먹는 “물먹는 하마” 같다. 중국은 지금 남아도는 달러로 인플레 헤지도 할 겸 구리와 석유 같은 원자재를 사들이고 있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3월 하순 상해에서 만난 중국의 원자재 수송전문 해운회사 사장의 말을 빌리면 지금 아프리카 앙골라에는 중국으로 가는 원자재 수송을 위해 수 만 명의 중국인들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앙골라가 때 아닌 중국특수를 누리고 있다. 덕분에 화물운임지수인 BDI도 잠깐 반등을 했다.

 

한국은 중국펀드에 멍든 상처 때문에 중국B주나 홍콩H주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사이 중국의 돈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투자했다면 최근 3-4개월 만에 60%깨진 펀드의 원본을 만회하고 수익을 더블로 올릴만한 주식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홍콩H주의 광산관련주다. 중국의 광산물 사재기에 힘입어 홍콩H에 상장된 중국 광산회사 중에서는 최근 3-4개월 사이에 2~4배나 상승한 종목들이 많다.

 

 

최근 중간재를 생산하는 한국 화학회사들의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중국 화학업종의 재고소진 때문이다. 한국LCD공장의 풀가동은 중국 정부가 내수부양을 위해 농민들에게 15%짜리 공짜 쿠폰을 주는 가전하향(家電下郷)정책의 영향이다. 9억명 농민들의 LCD-TV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상승은 엄청나게 풀린 돈이 유동성 확보가 안 되는 불안한 실물보다는 유동성이 보장되는 주식시장에 먼저 뛰어든 때문이다. 실물경기의 회복은 금융시스템이 정상가동 되어야 가능하다. 돈이 돌지 않는 실물경제가 오래 지속되면 증시상승은 또 다른 버블을 잉태할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시장을 볼 때에도 은행기능이 작동되고 있는 중국경제 그리고 중국 돈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09.4.16 한화 상해 투자자문 전병서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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