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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중국상하이살아가기

와이탄에서 사진 찍다 백주대낮의 소매치기 미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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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2월 11일 일요일

 

  오랜만에 한국에서 찾아온 대학교 동아리 후배를 오전에 자기부상열차에 태워 공항으로 보내고,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상하이에 쨍쨍한 맑은 날씨가 찾아와서 문득 생각 난게 와이탄 지역 사진찍기다. 상하이에서 맑은 날 찾기가 참으로 어려워 이런 날은 정말 한달에 몇 번 정도밖에 없는 좋은 날이다.

 

  사진기(디지털카메라) 챙겨 들고  스지공위앤역에서 전철로 이동해 난징동루역에서 내려, 걸어서  와이탄으로 나왔다.

 

  이제부터 사진찍기가 시작된다. 무슨 내가 프로 사진 작가도 아니고 그냥  ㄷ지털사진기로 기억되고  도움이 될 만한 걸 찍어 두고 써 먹는 일이다.  일종의 취미인 셈이다.

 

  먼저 사진기를 들이댄 곳은 허핑판디앤(화평반점, 호텔)이다. 역사가 오래된 와이탄의 건물중 하나이다. 보통 입구에 가면 건축의 건립 년도가 나와 있는데 안보이길래  꾸역꾸역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곳은 예전에 애들 가정교사(미국인)가 시집간다고 초청하여 와 본 곳이다. 로비로 가다 우연히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이곳도 로비처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옛 입구로 사용되던 곳인데 지금은 막아 놓은 곳이었다. 사진 찍고  종업원한테 옥상에 올라 갈 수가 있냐고 물으니 된단다. 얼씨구나 좋다고 옥상으로 걸어 올라가니 황푸강이  눈아래 펼쳐지고 동팡밍주탑과 와이탄 전경이 눈아래 있다 . 날씨가 좋아서인지 정말 황홀한 광경이다.

 

  여러장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와 오텔을 빠져 나왔다. 이제 중산로쪽으로 나와 옛 허핑판디앤 입구를 사진찍고 노트에 기록한다고 사진기를 호주머니에 잠시 넣어 두었다. 햇살이 무척 강하다는 생각(까뮈의 이방인을잠시 떠올리네요???)을 잠시 하는 순간  뭔가 호주머니 쪽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어 순간적으로 얼굴을 돌렸다. 근데 왠 러아아에서 온(정확히는 모르겠다-중국인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키 작은 친구가 "아앰쏘리"를 내 밷으면서 사진기를 나에게 건네준다.

 

  이 순간 나는 좀 당황하기도 하고 멍하기도 하여 사진기를 받아들고 그의 얼굴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살펴 보았다 . 사람들은 별 많지 않았고 노인네가 옆에 앉아 있고 길 건너에는 모자를 쓴 경비가 보이고 , 구경하는 사람들 몇 오가고 뭐 그 정도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의 뒤 꽁무니를 응시했다. 그는 나의 눈길을 의식해서인지 돌아 보지 않고 저쪽 골목으로 보통 걸음으로 유유히 걸어 사라졌다.

 

 

 사진: 이곳이 허핑판디앤(화평반점, Peace Hotel) 옛문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아찔한 생각을 하면서 저놈을 쫓아 가 말아, 아니 그냥 두자 일행이 있으면 나만 큰 일 날 수 있으니 사진기 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자. 그러고 다시 옆에 앉아 있는 노인네를  쳐다 보니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아예 무슨 상념에 잠긴 듯 멀리 눈을 두고 있다. 방금 이 상황을 모른다는 것인지? 알송달송하다. 그리고 건너편의 경비는 내가 "넌 이 상황을 보았니?"라고 묻듯이 쳐다 보았더니 그 역시 내 눈을 피해 이번에는 골목쪽으로 일이 있다는 듯이 가버린다 .

 

  와이탄 사진 찍는 일이 처음부터 쉽지가 않다. 아까 허핑판디앤 옥상에 갈때까지도 야 오늘 횡재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사진기 읽어버리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리다니. 그래도 여기서 머물 수는 없는 일.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계속해서 건물 하나하나씩 사진 찍고, 건물 이름과 필요 내용 적으면서 4시간을 와이탄에서 헤메다 사진찍기가 무사히 끝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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