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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수기(48) 수금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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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금의 중요성


 ‘아미노수지’는 중국에서 주로 판매가 일어난다. 중국에서 다른 외국으로의 수출비중은 앞으로 곧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하여간 지금은 거의 60%가 중국 내수판매이다. 우리는 이 상품의 판매를 잘 하기위해서 현지법인(上海‘八共根’公司)도 설립해 놓았는데, 이 상호는 내 이름을 발음 나는 대로 부르도록 한국의 엉뚱한 개구쟁이가 마음대로 작명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내 이름, 고유명사를 ‘피아오 시웅 끈’, ‘푸’선생 등 하도 희한하게 불러대니 제대로 발음을 해라는 나만의 아집이다. 즉, ‘바궁근(박웅근)’ 이라 불러달라는 주문이다.

지금은 내수시장 진입 초기라서 물품대금 회수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현금거래를 하고, 상해 인근에는 우리 현지법인(上海八共根公司)을 통해 직접 영업과 수금을 하고 있지만 좀 거리가 먼 광동(廣東)성 일대의 화남지역(華南地域)은 대리상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

대리판매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목적은 두 가지이다. 먼저 판로의 확대와 현지 고객사와의 접촉을 대리상을 내세워 간접적인 꽌시를 잘 유지할 수 있다. 둘째, 대금회수를 잘 하여 운영자금 회전을 원활히 하자는 것이다. 대리상에게는  매번 현금을 받고 물품공급을 하므로 혹 최종 수요처에서 부실채권이 생겨도 우리는 수금문제가 없다. 각 실수요처의 신용도와 수금은 가까이 있는 대리상 책임 하에 관리된다. 만약 대리상을 통하지 않고 개별 수요처에 우리가 직접 공급하면 공급단가는 좀 높아서 눈앞의 판매차익이 더 좋겠으나 여러 군데 거래를 하게 되면 여기저기 미수금만 눈덩이처럼 늘어날 뿐이다.

  2004년 구정에 나는 일본의 ‘동경’에 출장을 갔으며 2005년 추석에는 홍콩, 심천에 출장을 갔다. 누군가 나에 대한 점을 보고 와서는 내 사주팔자에 역마살(役馬살)이 끼어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 팔자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세계화시대니까 오히려 좋은 사주라고 했다. 우리는 명절이라고 놀지만 상대방 국가 회사는 휴일이 아니니까. 다른 임직원들은 가지 않아도 나는 명절휴일에 관계없이 마음만 먹으면 출장갈 수 있다. 오히려 남들 노는 시간을 나만이 역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여유시간 활용이라 괜찮다.

현지에 가면 물론 몇몇 고객사들을 만나고 그 지역 ‘대리상’ 대표와도 만나 우리물건 판매정책에 대해 양사간의 거래방식도 토론 결정한다. 우리회사는 '대리상'에게 어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매번 대금 입금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우리물건 출고가 가능하도록 제도화 해 놓고 있으며 ‘대리상’ 대표가 혹 앞으로 규모가 커지면 신용거래를 좀 하자고 제의를 해 와도 내 반응은 얼렁뚱땅 묵묵부답뿐이다.


그런데 앞으로 판매처가 넓어지고 영업실적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 점차 매월 판매대금 결제하는 외상거래 방식을 수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 전역으로 시장이 확대되면 받을 미수금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부실채권도 다수 생길 것이라 각오해야 된다. 물건을 잘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돈을 떼이지 않을까 신경을 바짝 써야함은 물론이다.

좀 공격적으로 영업 전략을 펼쳐야하는 당사의 입장에서는 재무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현금거래 정책을 강화하면서 미수금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만 가야 되겠으나 그렇게 되면 그 대가로 시장점유율은 영영 하위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대금회수 문제는 신용거래를 확대하면서 생기고 이는 시장 확대와 매출액 증가를 위해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유명한 중국대기업이라 해도 거래성사만이 우선이 아니다. 대금결재 조건이 외상인지 여부를 먼저 알아본 후 외상거래를 해야 된다면 반드시 신용조사를 해야 된다.  

신용조사는 매우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 우리회사 방식을 좀 공개 해 보자. 무역협회(KITA), KOTRA, 수출보험공사, 상공회의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부의 지원기관이 많다. 한국에서 얼마든지 외국기업의 신용도를 조사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비용도 3만원에서 20만원이면 조사의 심층도를 조절해 가면서 필요한 내용을 거의 다 파악할 수 있다. 굳이 중국 현지의 신용조사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신용조사를 의뢰한 우리를 고객사에 공개하지 않고 비밀을 지켜준다.


많은 중국의 국유기업들이 계획경제 체제의 후유증으로 인한 부실채권 문제로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지도가 높은 것 같지만 사실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들 기업들이 무계획적으로 거대한 자금을 들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다.
민간 기업들도 몇 년간 중국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여 많은 대기업들이 이윤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중국기업들은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료조달은 당연히 외상을 선호하고 돈이 생기면 최우선 순위를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려 하며 그리고 나서 협력업체의 중요성 여부에 따라 대금지불 우선순서를 결정한다. <돈이 잘 안돌아가니까>, 핵심부품이나 원료를 제공하는 특수 업체에는 필요에 따라 현금거래를 하기도 한다.

그 다음은 우는 아이 젖 준다. 특수한 꽌시가 있거나 핵심인사와 교분이 있는 업체는 재무부서에서 잘 챙겨주는데 재촉도 하지 않는 기업들은 대금지불을 가능한 한 늦추고 이렇게 가다가 까딱하면 부실채권이 될 수도 있다. 외상거래를 하는 고객사들은 틈틈이 다른 납품업체들의 경험담, 소문을 귀 기울이고 미결제대금의 수금이 좀 지연된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지불을 재촉하는 수밖에 없다.


중국 대형 기업들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한국도 마찬가지 이지만, 서로 납품을 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니 그 중 한 납품업체가 밀린 미수금 때문에 납품을 중지하더라도 다른 업체들이 얼마든지 납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혹 무슨 품질문제가 발생하거나 적극적인 수금활동을 하지 않으면 미수금이 부실채권으로 돌변할 수 있다. 우리가 직거래하는 대기업의 대금지불 방식은 만약 3월에 물품을 대면 4월30일에 대금을 수금하는 형식이다.


중국의 은행보증어음(銀行承兌匯票)은 안전하다. 이 대목에서 이 용어의 발음연습을 한번 해 보자. ‘쳥 뚜에이 후에이 피아오’. 한국 기업인들은 ‘어음’이라는 말만 들어도 부도날 확률이 있다는 과민반응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국에서 현금거래방식 이외에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알려진 것은 은행보증어음이다. 이것은 은행이 지급을 보증한 것이다. 나중에 별 위험부담 없이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당좌수표’라고나 할까. 물론 업체가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어야 은행이 지급보증을 한다. 따라서 은행보증어음은 돈을 떼일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상업어음(商業承兌匯票)은 은행에서 지급을 보증하지 않고 발행한 기업이 보증하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의 통상적 ‘어음’의 개념과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하자.
중국 고객기업들의 통상적인 대금 지불 방식은 납품회사에서 매월 납품, 공급한 물품대금에 관한 '거래내역통지서'와 ‘부가가치세 영수증(稅票)’를 발행 해 주면, 매 월말 현금을 온라인 송금 하거나 또는 은행보증어음(銀行承兌匯票)을 준다. 이 어음은 우리의 다른 협력업체, 원료상에게 물품대로 지불이 가능하다.

출처 : 중국 이야기
글쓴이 : 다리 원글보기
메모 : 중국 비지니스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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