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와서 꼭 가 보고 싶고, 동시에 유명하다는 산을 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안후이성의 황산이다. 황산黃山의 유명세는 중국 화동지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떠 올릴 수 있는 산일 것이다. 몇년 전만 해도 상하이나 항저우에서 황산까지 접근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휘항(徽抗)고속도로가 만들어져
상하이에서 갈때는 6시간(거리로는 약 450km) 정도면 황산 툰시에 도착이 가능하게 되었다.
지난 달부터 잘 알고 지내는 김선배가 황산을 같이 가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는데, 며칠 전 전화가 와서 주말이 어떻겠냐고 하길래 특별한 일이 없어 그러자고 하고 가는 방법을 알아 보기 시작했다. 가는 날짜는 12월 20일 토요일 출발, 21일 일요일 돌아오는 것으로 여정을 잡을 예정으로 추진되었다.
여러곳을 알아본 결과 이번에는 나*스투어의 안내를 받아 현지 황산의 산위에서 숙박할 호텔예약과 돌아오는 버스표 예약일만 부탁하고 나머지는 직접 준비하여 가기로 했다. 우선 상하이 치처난짠汽車南站에서 상하이-툰시屯溪행 버스표를 18일날 예약했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표는 많았다. 그리고 호텔과 돌아오는 버스표 예약금1170원을 투어
안내자에 송금해 주었다. 이제 토요일 예정대로 출발 하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 간단한 준비는 겨울 산행이라 추위를 준비해야 했다. 그래서 운동용품점에 가서 폴라프리스 자켓과 방한모를 싸게 샀다. 나머지는 있는 옷과 신발로 가면 될 것 같았다. 빵과 바나나, 컵라면, 쵸코렛을 좀 사서 준비했다.
12월20일 토요일 아침 6시. 김선배가 먼저 택시를 타고 리앤양을 출발, 우리 집 잉화루 앞으로 와서 같이 타고 치처난짠으로 갔다. 7시28분 출발 버스이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27번 문으로 들어가 차를 타려는데 황산이라는 버스 푯말이 안 보여 안내원에게 물으니 이현黟县이라고 쓰인 차를 차란다. 최종 도착지가 이현인 모양이다. 황산이
먼 예전에는 이산黟山이라고 불리웠다고도 한다.
상하이를 출발한 버스는 후항고독도로를 거쳐 다시 휘항고속도로로 빠져 들었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낯설지만 주변 경관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12시30분 경 황산 터미널에 도착, 미리 이야기 되어 있는 안내자를 만나 호텔관계, 버스 예약표를 전달 받았고, 황산 툰시에서 탕코우湯口까지 갈 버스를 타라고 안내해 주었다. 김선배는 가방을 들고 와서 차오스超市에서 베낭을 50원 주고 하나 사서 짐을 옮기고 가방은 보관소에 1일 4원 주고 맡겼다. 베낭이 별 좋지는 않지만 가방 보다야 훨씬 나아
보인다. 버스 맨 뒷 칸에 좁게 앉아 1시간 가량 달려 탕코우에 내렸다. 황산 툰시에서 탕코우 오는 고속도로 중간 중간의 긴 터널들이 인상적이다.
탕코우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신국선新國線버스로 갈까 하다 신국선택시가 있다기에 가격도 별 차이가 없어 운곡云谷까지 택시로 갔다. 신국선은 탕코우에서 황산의 줄오르내림차(케이블카, 로프웨이 索車) 정거장까지 운행되는 교통편이다. 버스와 택시 2종류가 있다.
운곡에 도착하여 상점에서 김선배가 지팡이를 샀는데, 첫집 점원이 처음엔 100원, 다음엔 싸게 달라니까 50원 한다. 그래서 일단 50원 주고 샀는데, 몇집 지나니까 20원 이란다. 다시 올라가 물려 달라니까 물려는 안주고 장갑 한켤레를 주겠단다. 난 장갑 한켤레와 털모자까지 더 얻어(뺏다시피) 나왔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집에서 15원 주고 지팡이를 하나 더 샀다. 장갑은 김선배가 없으니 잘 된 셈이다.
줄차 타기전 표를 사고 입장표도 같이 샀다. 운곡 신줄차정거장에서 출발해서 백아령白鵝領까지 올라 간다. 성수기때는 줄차타기 위해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 일이라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바로 바로 탈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가격도 입장료,줄차 모두 할인된 가격이다.
날씨는 맑고 쾌청. 이정도의 날씨라면 훌륭한 황산 산행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줄차로 산을 오르는 길은 가슴을 졸이게 하고 주변의 산봉우리와 깊은 숲에 압도당해 버렸다. 산 오름이 설레임만 아니라 웅장한 봉우리들로 인해 압도 당하는 것이다.
거위령白鵝嶺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 아 이제 땅이구나 싶어 안도감이 든다. 산 아래 보다는 휠씬 추위감이 느껴진다. 가져온 털모자도 쓰고 단도리를 하고 나서 움직였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거위령白鵝領에서 석순봉石筍峰쪽으로 가다 보니 길도 암벽 옆에 공중에 걸려 만들어져 있고, 조금씩 기암괴송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행선지를 알리는 푯말에는 한글로도 쓰여 있었다. 길은 잘 정돈된 돌길이다. 뭐랄까 좀 아쉬울 것 같다. 흙길을 밟지 못하는 산행길이라 무릎팍이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접인송接引松이 있는 바위 사이를 지나 시신봉始信峰에 올랐다. 뒤로 펼쳐진 선녀봉仙女峰,석순강石筍石+工,18나한조남해,상승봉등등 일련의 산봉우리들이 그 자태를 마냥 뽐내고 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은 길고 긴 세월 속에 침식되거나 풍화에 깎여 참으로 여러가지 형상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 그 몸에는 바람에 날아 들어 온
솔씨앗이 뿌리를 내려 그 좁은 틈새를 집 삼아 살고 있으니 마치 바위에 소나무를 붙여 놓은 듯하다. 시신봉에 올라 사진도 찍고 눈요기도 하고 내려와 다시 연리송連理松이 있는 다리를 건너니 양 가에 열쇠 꾸러미들이 묶여 있다. 일종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열쇠라는 사랑의 묶음 열쇠다 .그 앞에 연리송이 서 있는 것이다.
다시 길을 돌아 가니 이번에는 몽필생화夢筆生花라는 바위와 소나무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몽필생화에 대한 유래는 여럿 있느나 이태백과 관련된 것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야 말로 붓끝에 꽃이 핀 것처럼 뾰좃한 바위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전의 그 소나무는 이미 말라 죽고 지금은 가짜 소나무가 그 형태를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상하이에서 온 한국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돌아 돌아 북쪽 방향으로 내려 오니 북해빈관北海賓館이 있고, 다시 더 걸어 돌아 가니 황산서해빈관黃山西海賓館이 있다 .여기가 우리가 오늘 저녁을 보낼 곳이다 . 등록처에 확인하니 예약이 되어 있었다. 등록때 꼭 신분증을 보잔다. 등록하고 열쇠 예치금으로 200元을 보관하였다. 방에 짐 풀고 잠시 쉬었다가 호텔내 식당에서 저녁식사. 한국의 김치도 메뉴에 있는 것으로 봐서 한국 손님이 많다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도 그런대로 괜찮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바에 들러 칵테일 한잔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는 이야기로 마무리 했다.
황산의 위성지도. 가운데 붉은 선 안이 황산이다 . 오른쪽은 좀 더 확대한 황산의 위성사진. 중앙 부분의 갈색 산봉우리들이 황산이다 .
이 지도는 사실 다녀 와서 기억을 더듬어 그려 본 것이다. 애초 나*이스에서 비교적 쉬운 길을 소개 해준 운곡-백아령길을 택해 올라 갔는데, 이튿날 내려 올때는 약간 호기심도 발동하여 좀 더 어려운 옥병쪽을 선택하여 내려 왔다. 눈보라와 추위가 어려움을 배가 시킨 셈이다. 그래도 선택은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튿동안 이정도면 그래도 잘 보고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실제 산행을 한 것은 백아령부터 서해빈관, 서해빈관에서 단하봉,다시 자광각까지의 거리이다.
항저우에서 드디어 후이항徽抗 고속도로로 접어드는 갈림길(왼쪽), 우리가 타고 온 계림대우에서 만든 버스
황산 오는 중간 부락의 풍경(왼쪽), 점심 식사를 한 탕코우의 연화주점
황산입구와 운곡신짠 줄차장(케이블카정거장) 그리고 출발후의 줄차장 이제부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줄차에서 본 산
줄차 바깥 산세와 백아령에서 내려 가는 중간의 절벽에 설치된 길
바위 사이로 석순봉이 보인다.
기암절벽과 소나무..이정표
석순봉앞에서 사진, 시신봉 가는 접인송이 있는 곳
시신봉에서 사진, 몽필생화앞에서 사진
마음 이어주는 열쇠들과 연리송
서해빈관 도착전의 단결송과 우산송
저 멀리 북해빈관이 보이고, 그리고 오늘 밤을 지내게 될 황산서해빈관 사진
sanm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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