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6차전 원정경기에서 박주영과 기성용의 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4승2무(승점 14)로 하루 전 이란과 0-0으로 비긴 북한(승점 11)을 승점 3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지킨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남아공행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954년 스위스대회 이래 통산 8번째 출전이며 1986년 멕시코대회 이후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허정무호’는 22경기 연속 무패(11승11무)의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축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새벽에 잠도 안자고 이 경기를 지켜 보면서 승리에는 참으로 반가움이 앞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뭔가 개운하지 않은 뒷맛이 남는 무엇가가 있었다.
우선 심판진이 과연 국제 심판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준이 떨어진다. 오판이 너무 많이 나왔다. 후반전 기성용의 결정적인 골도 아웃된 상황인데 이를 잡아 주지 않아 기성용의 골이 인정이 되고 말았다. 골을 넣은 우리 입장에야 기분좋은 일이지만 UAE입장에서는 분통터질 일이다.
또 한가지 거슬리는 장면은 골 세리머니다. 아직도 국대 경기에서 다소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기도 세리머니를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이를 두고 다음의 네티즌은 의견이 분분하다. 박주영도 그랬고 기성용도 그랬다. 골을 넣고 난 후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아 올려 기도를 한다.
참고로 잠깐 이 골 세리머니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자. ‘기도 Goal Ceremony’를 국내에서 최초로 한 선수는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李) 위원장이 국내선수 중 처음으로 기도 Goal Ceremony를 펼친 것은 지난 75년 8월 메르데카 컵 말레이시아와의 결승전. 당시 결승골(1-0 승)을 넣은 이(李) 위원장은 선수들에 둘러싸여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당시로서는 낯선 Goal Ceremony를 선보였다. 하지만 동료들 때문에 관중이 이 장면을 쉽게 볼 수 없던 반면 같은 해 9월 일본과의 정기전에서 중거리 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펼친 ‘기도 Goal Ceremony’는 큰 관심을 모았다.
이(李) 위원장은 “메르데카 컵 때는 나도 모르게 기도를 했는데 한일전 때는 경기에 앞서 골을 넣으면 기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떠올렸다. 그 후 중동과의 경기에서도 기도 Goal Ceremony를 한 이(李) 위원장은 한국정부로부터 자제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이(李) 위원장은 “당시 외교차원에서 중동과 친선전 등을 할 때가 많았는데 외교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중동에 가서는 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차감독을 비롯한 기독교계 감독과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은 아주 자주 등장한다. 이제는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게 당연시 되고 있다. 이는 축구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계까지 확산되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진출에 대한 자축이 최대화 되는 시점에 드러난 이 기도 골 세리머니 일은 오히려 이 분위기를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선수들이 제 종교적 신념에 따라 기도를 드리는 건 뭐라 할 수 없지만, 국대 경기에서만은 아니 이슬람 국가에 와서 기도 세리머니를 좀 자제 시켰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특히나 골을 줏어 먹은 기성용선수의 기도세리머니는 뭐란 말인가? 물론 집중력으로 얻어 온 골이지만, 기도까지 한다는 건 보는 사람을 어리둥절 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정말 말하고 싶다. 제발 스포츠에 맞게 그에 어울리는 멋진 세리머니를 좀 만들어 달라. 그리고 감독도 이런 점을 지적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축구계가 벌써 기독교에 포위 당했는지 나날이 극심해 우려도 된다.
2009.6.8 JAC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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