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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수원 살아가기

경비일을 끝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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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일을 끝내면서>

8개월의 경비일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날의 일을 정리한 것이다.

생활게시물 제거 작업을 마무리하고, 132동 3,4라인 쪽으로 이동 중 입구쪽에 할머니 한 분이 쓰러진 것을 발견하였다. 빨리 뛰어가서 보니 휠체어에서 넘어진 상태였다. 휠체어도 같이 넘어져 있었다. 동행자가 차에 태우려고 차를 보러 간 사이에 휠체어가 움직여 할머니가 발버둥치다 휠체어가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

딸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달려와 할머니 상황을 보고 안심하는 것 같다. 다가가 보니 다행히 괜찮은 것 같았다. 일단 일으켜 휠체어에 앉히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게 도와 주었다. 손목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어 확인해 주었다. 할머니가 많이 놀란듯 했다. 그러고 보니 오른쪽 다리도 기부스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놀라서인지 한마디 말도 못하고 눈만 끔벅 거렸다. 휠체어를 타고 가는 할머니 뒷모습을 한 참 바라 보았다. 눈만 끔벅 거리던 할머니가 자꾸 눈에 떠오른다. 오늘 마지막 근무 날 주민에게 그래도 조그만 보탬이 된 것 같아 좋았다.

나이 든 어른의 경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소한 사고들이 일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소한 사고가 어른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보다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해 보이는 날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게시물 제거하고 돌아서 나오는 길에 입구 유리문과 부딪히는 일이 금방 있었다. 순간적으로 아찔해졌다. 조심해야지 하는 '조심'을 입속에서 자꾸 되새기게 된다. 

며칠 내리던 비는 오늘도 계속해서 내린다. 이 비오는 날 이사를 하는 집이 있어 사다리차 세우느라고 바쁘다. 18층에서 내려오는 짐들이라 멀리서 보아도 아슬아슬하다. 

'그래, 조심조심 사고 없이 짐들 잘 내려 탑차에 실어야지'라며 무언의 메세지를 사다리차 기사에게 보낸다.

 

그리고 내일부터 목포, 신안 여행을 간다. 이미 예정된 일정이다. 

 

​2022.08.31. 이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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