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작가의 소설에서 느끼는 과거의 현재의 중첩된 시간을 통해 드러내는 강력한 충격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김일성의 죽음이 암살이라는 가설 아래 사건을 추적해 들어가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음모를 뒤쫓고 있다. 김일성의 죽음과 중국의 동북공정,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 팩트를 작가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하나의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하자 김정일이 반기를 들어 수령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했다)와 중국의 개입(동북공정을 막으려고 한 김일성에게 중국이 손을 쓴 것)으로 보고 현무첩, 광개토대왕릉비문, 덕흥리 고분과 유주 자사 진을 끼워 넣어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을 읽는데 이틀밖에 안 걸렷다. 손에 잡고 나서는 놓을 수 없는 재미가 솔솔했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책을 읽고 나면 왠지 느낌뿐만 아니라 소설의 구조와 내용의 연관성등을 분석해 보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낀다. 이 책에서 나타나는 키워드인 동북공정, 김일성의 죽음, 현무첩, 남북 정상 회담 등의 단어들이 암시하는 한국과 북한의 미래가 중국과 맞물려 있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우선 주인공 김민서라는 가공의 인물은 한국인이며 문화인류학 전공, 머리가 엄청 좋은 수재며, 휴식년을 맞아 버클리대 교수로 가 있는 시기를 이야기의 시작으로 잡고 있다.
주요 등장 인물 미아크리스티 ; 살인협의자, 친구 마이클 제럴드반장 ; 동양인 수사고 반장 미아 사스케체완 ; 고미술품 감정사, 살인용의자 토니 왕 ; 고미술품 감정사, 살해됨 스탠리 ; 중국에 있는 미국 정보원 안 텡 ; 스탠리를 도와주는 중국인 라이싱 회장 ; 화씨의 벽 수장자, 민서에게 진품여부 감정의뢰 클라크 ; 미 중앙정보국 정보요원 데이치우 ; 왕찌엔 췬 박사 제자, 중국사회과학원 교수,호태왕비 전문가 캉바오 ; 찌엔장군 수하의 특수 공작 국장 찌엔 장군 ; 중국의 실질적 리더, 블랙커튼 리더, 군부장악 블랙커튼 멤버 ; 중국 미래에 대한 종합 전략 수립 크리스 박 ; 민서 연구실 조교 린하이양 교수 ; 베이징대 역사학부 교수 김민철교수 ; 김민서의 사촌형,베이징에서 살해됨 왕찌엔췬 ; 광개토대왕비 전문가,레이치우의 배반으로 격리됨 씬홍화(일레인) ; 베이징 탐정사무소소장, 실제는 미국정보원.중국및북한전문가 양수열 ; 김일성의 대리인으로 지목, 영수증을 통해 밝현내 임물, 캄보디아 체류 알렉스 ; 미국의 김일성사장 조사팀장 정연우 ; 북한학자 탄더하이 ; 김민서가 블랙커튼 멤버로 위장 진입시 사용한 중국인 이름 왕씬호우 교수 ; 중국 사회과학원교수 까우 교수 ; 베이징 제2외국어대 교수 류샤오찌 ; 광개토대왕 전문 역사학자, 사회과학원출신. 레이치우 사수, 나중에 축출 첸게판 ; 류샤오찌 제자 김종명 ; 북한 탈출 의사, 김일성전용 병원 봉화 진료소의 전문의
여기 나열한 등장인물을 보면 이야기의 흐름과 서로 어떻게 얽혀 이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현무첩에 씌어진 내용을 보면 , 臣眞使殘商三敎邦言 신진은 백제상인 30명을 시켜 우리말을 가르치게 하다. 본래 현무첩은 장리아량의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만주의 금고에서 처분,대행인을 통해,감정사 짜우허양이 김일성에게 들고감, 처분후 짜우허양은 살해됨. 김일성이 현무첩을 보관, 찌엔장군의 요구로 등샤오핑의 힘을 빌어 레이치우가 김일성이 보관중인 현무첩을 구경. 이 과정에서 단둥미팅(김정일의 특수요원과 레이치우,지엔장군)이 복선으로 나타나 김일성의 죽음. 이후 덕흥리고분의 출토와 맞물려 이 무덤이 유주자사의 무덤임이 밝혀진다. 유주는 지금의 베이징, 유주자사는 이름은 진, 벼슬은 용위장군,국조대형,동이교위,요동태수,유주자사등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과연 고구려 사람인지 한족사람인지 주장이 서로 다르게 된다. 중국은 고구려로 망명한 중국인으로 왜곡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민중봉기 방법이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첸게판을 이용해 둥베이 분할론과 홍콩 에서의 데모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완전히 깔아뭉갠 한국인들이라고 선동한다. 첸게판은 나중에 류샤오찌에 합류, 반성하면서 인터넷을 역이용하여 한국 농민 시위를 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라는 글을 게재하여 반전시킨다. 그리고 대담한 가설을 적용하여 김정일의 보복을 유도한다. 그리하여 찌엔의 체포, 캉바오의 체포, 레이치우 체포 ->석방->자살로의 과정을 나타내어 권력 축을 무너뜨린다.
이제 동북공정에 대한 시각을 보자. 과거 역사 논쟁이 아니라 사람의 의식을 지배해 현실적인 목표를 이루려는 것. 즉 일종의 융화정책이고 신중화주의 정책의 연결 선상에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은 동북 3성에 대한 일종의 융화정책 이면서 과거 역사에 대한 물타기로 소수 민족에 대한(특히 조선족) 독립 의지를 근본적으로 막는다는데 있는 것같다.
이 책에서 나타나는 김민서가 이용하는 김정일의 반전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같은 민족이라는 것은 권력의 축에서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현실은 중국의 위상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적 성장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서 있는듯하다. 실제로 북한의 정치적 행동은 중국을 무시하고 성립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미사일 발사와 같은 경우에도 겉으로는 중국의 노력을 무산시키고 강행했지만 중국의 암묵적인 요인이 없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역사의 중요한 사건을 보면 반드시 원인,결과의 연결 고리가 있게 마련이다. 김진명 작가는 김일성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놓고 한국,북한,중국 그리고 일본,미국과의 연결 고리를 풀어 내고 있고, 미래 우리가 이 연결 고리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2006년 7월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읽음. |
[리브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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