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인생의 고진감래 -- 중국 소수 민족 백족의 삼도차(三道茶)
백족은 운남성 대리(大理) 백족 자치주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백족은 대대로 중국 남방 왕조(대리국백족은 자신들만의 언어를 가지고있으며,
한문 또한 옛날부터 통용되어 왔다. 종교로는 주로 불교를 숭상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다 문화 -- 삼도차(三道茶)를 마신다.
백족의 음다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으며, 명나라 시기에 이미 “처음엔 청차, 두 번째는 염차, 세 번째는 꿀차 初淸茶, 中鹽茶, 次蜜茶”를 마시는 습관이 만들어졌는데, 이러한 습관이 이후에 지금의 “삼도차”로 발전하게 되었다.
삼도차는 남조국(南조국 시기(서기 742년)부터 전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큰제사나 국빈을 영접할 때나 왕의 지방 순시 등 각종 커다란 행사가 있을 때면 가무화 함게 모두 삼도차를 시연했다고 한다.
서남 절도사 정회가 명령을 받고, 남조국에 사신으로 갔을 때 남조국의 왕이 코끼리를 타고 30리를 나와 정회를 직접 영접하고 삼도차 시연과 함께 가무를 열었다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남조국의 왕은 매일 아침마다 삼도차를 즐겨 마셨기 때문에 매우 건강하고 오래 살았다고 한다.
남조 중기에 들어 삼도차는 궁정에서 민간에 전해지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60세 생일잔치에만 마실 수 있었고, 차를 마시며, 노인의 장수와 행복을 기원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혼수품에 포함되기도 했다고 한다.
송, 원 시기 백족 민족에 삼도차는 널리 민간에 유행하기 시작했고, 멀리서 손님이 오면 삼도차를 대접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길상(즐거운 일이 있을 때), 특히 결혼식 때, 노인이 있는 경우 - 남조 중기의 전통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삼도차를 마시는 방법으론 이곳 특산차인 고차(苦茶)를 먼저 마시게 한다. (때로는 녹차를 진하게 우려 사용하기도 한다.)
고차는 토관이라는 조그마한 토기에 찻잎을 넣고서 살짝 굽는다. 차의 향이 올라 오기 시작하면 이 토관에 물을 붓고서 다시 끓어 넘치도록 진하게 끓인다. 그리고 이것을 따라서 손님에게 내게 된다.
일설로는 이 고차는 자식이 먼길을 떠날 때 쓴차를 마시게 함으로써 삶이 고될 때 차맛을 기억하고 인내하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즉, 인생의 쓴 맛을 먼저 보라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단차를 내오는데,
생강을 넣고 끓인 물에 벌꿀을 첨가하고 얇게 쓴 호두편, 우유 추출물(수사 라고 하는데, 수는 우유를 정제한 것을 의미하고, 사는 그 모양이 실처럼 생겼다는 의미이다.) 볶은 깨 등을 넣어서 함께 마신다. (이런 것을 보면, 중국에서 차를 마신다(喝茶)라고 하지 않고, 차를 먹는다(吃茶)라고 하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째로 회미차(回味茶)라 해서
생강과 계피, 산초(山椒) 끓인 물에 고차를 붓고 또 여기에 벌꿀을 넣어서 낸다.
백족의 삼도차에는 인생의 고진감래(苦盡甘來)를 담고 있다. 즉, 고된 인생의 쓴맛(苦味)과 성공 뒤의 단맛(甘味),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생을 되돌아보는 흐뭇함(回味)을 그대로 보여주는 음다 풍속이다.
참고로 백족은 차를 숭상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어렸을 때부터 차 우리는 법과 차 만드는 법을 익히게 했다고 한다.
여아차( 女兒茶)가 바로 미혼의 여성들이 차를 따고 만들어 공납하고 난 후, 나머지를 팔아 혼수품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서 유래된 차로, 이 차를 결혼 예물로 보내기도 한단다(차를 보냈을 때, 차를 받아들이면 결혼을 승낙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단다 그들의 해학에 박수를)
백족의 경우, 한족 음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옛날 대리국의 주요 세력이었던 백족들이 한족과 문화 교류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 중의 하나가, 구도차(九道茶)로,
이것은 한족이 차를 마실 때, 다호와 잔을 데우고, 차를 다호에 넣고, 차를 씻어 내고, 다시 물을 붓고 차를 우려내는 아홉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차를 마실 때에도 한번에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첫 한 모금은 목을 축이는 것으로, 갈차(渴茶)라고 하며, 두 번째는 갈차(갈차-앞의 갈차와는 중국어 발음이 다르다.
때로는 흘차吃茶라고도 한다.)라고 하며, 목을 축인 후, 차를 맛을 느끼면서 마시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품차(品茶)라고 하는데, 마지막 한 모금을 삼키면서, 입 안에 남은 차의 맛과 향을 음미하는 과정이 된다. 이 또한
광동 등지의 오룡차를 마시는 방법과 거의 똑 같다.
일반적으로 백족 사람들은 매일 새벽과 정오에 두 차례 차를 마신다.
새벽에 마시는 차는 “조차(早茶)” 또는 “청성차(淸醒茶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차)”라고 하며, 일어나자 마자 마시며, 어른이면 모두 마신다고 한다. 정오에 마시는 차는 “휴식차(休息茶)” 또는 “해갈차(解j渴茶:갈증을 풀어주는 차)라고 하며, 우유 등을 섞어서 마시기도 하며, 어린
아이들도 한잔은 마셔야 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평소에 다른 소수 민족과 마찬가지로 토관(土罐)차를 끓이는 고차(苦茶)를 즐겨 마신다.
백족은 손님을 매우 좋아하는 민족이다.
백족의 집에 가면 거의 모든 가정의 거실(당옥:堂屋)에 쇠로 만든 화로가 준비되어 있는데, 손님이 찾아 올 경우, 화로에 불을 피우고 토관(흙으로 빚은 작은 질그릇)에 차를 구워서 내 놓는다.
이 토관차는 차를 구울 때, 차가 구워지면서 튀는 소리가 우레와 같다는 의미에서 뢰향차(雷響茶)라고도 한다.
차를 손님에게 바칠 때는 양손으로 찻잔을 이마 위까지 올렸다가 손님에게 건넨다. 이때 손님은 찻잔을 받아 들면서 “난 웨이 닌(那爲? :번거롭게 하는군요)”라고 하며, 주인은 "부 시아오 난 웨이(不消難爲:별말씀을)라고 대답한다. 손님은 첫 잔을 다 비우는 것이 예의이다.
백족은 또한 술을 매우 좋아하는 민족으로 술의 종류도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그 원료나 양조 방법도 다른 민족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한다.
술을 빚을 때, 40여 종의 약초를 첨가하여 누룩을 빚어 백주를 만든다. 그 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요주(窯酒)와 간주(干酒)이다.
이 이외에도 찹쌀로 빚은 감주(甘酒)가 있는데, 이 술은 부녀자와 임산부들을 위해 만들어진 술로, 영양 보충과 산모의 모유가 잘 나오도록 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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