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리콜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는 '자동차 제국' 도요타를 불륜파문에 휩싸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빗댄 조롱이 인터넷에 번지고 있어 화제다.
도요타는 품질로 세계 시장을 지배한 거대 기업이고 우즈 역시 정교한 샷 하나로 골프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인물이다.
그러나 도요타는 '급발진' 사태로 인해 이미지가 추락하고 리콜은 물론 잠정 '판매 중단'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 우즈도 내연녀들과의 섹스 스캔들로 하루 아침에 부도덕한 인물로 낙인 찍혔다. 스폰서가 줄줄이 떨어져 나가 위상이 크게 흔들린 우즈는 급기야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 생애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위기가 터져 나온 후 대처하는 방안도 도요타와 우즈는 비슷한 길을 걸었다.
"도요타처럼 우즈도 흠결없는 행동과 스포츠맨십으로 세상의 존경을 받았지.
도요타처럼 아내가 골프채를 휘두르며 캐딜락 유리창을 박살내도 이를 숨기는데 급급했다네.
도요타처럼 우즈도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시인하지 않아 그의 불륜이 언론에 거의 매일 수돗물처럼 졸졸 흘러나왔지.
도요타처럼 우즈도 공개사과를 하지 않고 자신의 웹사이트에 보도자료를 내놨지.
도요타처럼 우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은 채 그저 말로만 잘못을 시정하겠다고 말했지.
도요타의 판매가 뚝 떨어진 것 처럼 우즈의 인기도 바닥을 헤매고 있네."
자신의 섹스 스캔들이 터져 나온지 거의 3개월만에 우즈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아내와 가족, 동료 골퍼들, 그리고 팬들에게 공식 사과했다.그동안 미적대고 있던 도요타 역시 오는 24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 고개 숙여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우즈가 기자들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것과는 달리 도요타 창업주의 손자인 아키오 도요다는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와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보여준 사과는 내용과 방식 면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언론과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는 이른바 '눈치보기'와 '방어전략'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지난 주말 칩거 85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우즈의 공개적인 사과 표명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거의 전 세계에 생중계되다시피 했지만 가족과 지인, 3명의 취재기자 등 '자기 사람' 40여명만을 앞에 두고 한 어정쩡한 '기자회견'에 동정론이 힘을 얻지는 못한 느낌이다.
더욱이 언론의 질문조차 원천봉쇄한 채 13분동안 읽어 내려간 사과문에는 의문의 교통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수 많은 여성들이 등장한 불륜의 실상은 어떤 것인지, 그가 받았다는 섹스중독 치료는 무엇인지...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언급이 없었다.
950명의 회원을 둔 미국골프기자협회(GWAA)는 우즈의 '기자회견 아닌 기자회견'의 취재를 전면 보이콧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사과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지켜봤지만 우즈는 '자기방어'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간혹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우즈가 회견 마지막에 어머니와 포옹을 하며 '용서와 격려'의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공인으로서의 그의 성추문이 사생활의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용서의 주체는 적어도 그의 어머니는 아닐 것 같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경우도 리콜 사태 이후 세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거듭 사과 입장을 표명했지만 차량 결함의 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지는 못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가리켜 '자동차업계의 타이거 우즈'라고들 한다. 특히 일본인들 사이에는 이런 생각이 확실한 것 같다. 도요타와 우즈의 비교는 2007년 한국을 찾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협력업체인 기후차체공업의 호시노 데쓰오(星野鐵夫·사진) 회장이 했다. 호시노 회장은 당시 8월24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7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강연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과제를 제시했다.
호시노 회장은 “자동차산업을 골프에 비유한다면 도요타는 타이거 우즈이며, 협력업체는 모두 프로나 싱글 플레이어”라며 “현대자동차는는 프로나 싱글 플레이어일지 모르나 협력업체들은 싱글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핸디 10∼15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핸디 20 정도의 실력으론 불량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사 과정이 필요하다”며 “도요타 협력업체도 검사가 필요 없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한국 자동차회사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노조의 가치가 쟁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동쟁의가 아직 존재하는 것”이라며 “도요타도 50여 년 전 노동쟁의 때문에 기업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으나 대화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요타 노조는 생산성 향상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고, 그 수익이 본인들에게도 정확히 배분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2007.8.25)
두 사람 아니 골프와 자동차의 두 거인이 현재 처한 자신들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도 세인들의 큰 관심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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