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오늘 24일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에서는 출판사 창비가 주관하는 장석남 시인 낭독회가 진행되었다. 낭독회의 진행은 시집 “베누스 푸디카” 의 저자 박연준 시인이 맡았다.
장석남 시인은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 가 당선되어 데뷔했다. 저서로는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과 “젖은 눈”,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등이 있으며 미당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날 장석남 시인은 신간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에 수록된 시를 일부 낭독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장간을 지나며” 는 고대에 대한 장석남 시인의 사유가 녹아있는 시이다. 말에는 생각을 전달한다는 기능이 있지만 “이야기하지 않은 부분들을 감추는 역효과도 있다” 는 게 장석남 시인의 생각이다. 장 시인은 언어의 존재 이전에는 삶이 덜 모순적이고 훨씬 넓어, 지금보다도 훨씬 지혜롭게 대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장석남 시인은 현재의 삶 속에서 고대성을 줄 수 있는 풍경인 대장간을 시로 다뤘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본인이 해내는 “가장 온전한 수공예적인 세계” 인 대장간을 통해 “우리가 우주와 합일되는 세계, 고대적 세계” 를 그려내고 싶었다는 것. 또한 이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어떤 문제들” 을 상상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장석남 시인은 현 시대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들은 국경과 나라, 이름과 깃발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언어가 말해지는 방식 때문에 벌어진 하찮은 문제들이라고 장석남 시인은 전했다. 장석남 시인은 다른 것들을 내보내는 것이 아닌, 서로 엮여 융융하게 포용하는 세계가 바로 “고대적 세계” 라고 이야기했다.
“쑥대를 뽑고 나서” 시집의 맨 끝에 수록된 시이다. 장석남 시인은 이 시는 원고를 전부 넘긴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썼다고 밝혔다. 절에 다녀와 풀을 뽑다 문득 생각나 집필했다는 것.
이 시의 화자는 늦여름을 “스무여해 만에 뵌 고모” 나 “고모집 돌담에 기댄 무화과나무” 로 불러도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장 시인은 이런 표현 속에는 자그마한 이름에 얽히고 매달려 끊임없이 싸우고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인생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낭독회에 참여한 한 학생은 교과서에 수록된 시 “배를 매며” 를 통해 장석남 시인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배를 매며” 는 장 시인의 시집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에 수록되어 있다. 이 학생은 수능을 준비하던 중 “배를 매며” 의 마지막 구절인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다” 를 읽고 “너무 좋아 문제를 풀지 못 했다” 고 말했다.
장석남 시인은 “배” 라는 것은 유동적, 일시적이며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배가 다가오면 매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에, 운명적 속성을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울렁임, 혹은 설레임의 상태를 순간적으로 들여보며 쓴 시가 바로 “배를 매며” 라고 장석남 시인은 말했다.
행사를 마치며 장석남 시인은 “시라고 하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숨겨진 것, 혹은 미끄러지고 보이지 않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살펴봐야 한다는 그런 마음” 이라고 이야기했다. 넓은 범위에서 봤을 때, 시는 삶에 대한 되돌아봄이자 성찰이라는 것.
이날 낭독회는 시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으며, 장석남 시인의 사인회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출처 : http://m.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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