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동야생차문화축제를 보고 차를 마셨으니 오늘은 쌍계사를 보러 왔다.
쌍계사(雙磎寺)는 이름만큼이나 두가지가 공존하는 곳이다. 돌석변이 들어 간 두개의 내를 거느린 절이라는 의미인데, 그 내가 정확히 어느 내인지는 잘 모르겠다. 화개천과 쌍계사 바로 앞의 두 개 하천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옥천골과 내원골을 의미하는지 모를 일이다. 암튼 그렇고 또 하나의 두개는 가람이 두개라는 뜻이다. 먼저 세워진 금강구역과 나중에 세워진 대웅전구역으로 나뉜다. 경남 서부권에 많은 말사를 거느리고 있다.
신라때로 올라가는 쌍계사의 역사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722년) 대비(大悲), 삼법(三法) 두 화상이 선종(禪宗)의 六祖인 혜능스님의 정상(머리상)을 모시고 귀국, "지리산 설리갈화처(雪裏葛花處 : 눈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의 계시를 받고 호랑이의 인도로 이 곳을 찾아 절을 지은 것이 유래가 되었다. 이와 같이 쌍계사의 창건은 삼법화상이 육조 혜능선사의 정상을 안치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때는 난야(蘭若)라는 조그마한 수행처에 불과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의 가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은 신라말 진감선사(眞鑑禪師)에 의해서이다.
문성왕 2년(840년) 당나라에서 선종의 법맥을 이어 귀국한 혜소 진감(眞鑑)선사께서 퇴락한 삼법스님의 절터(난야)에 옥천사(玉泉寺)라는 대가람을 중창하시어 선의 가르침과 범패(梵唄)를 널리 보급하시었으니 후에 헌강왕이 즉위하여 보니 이웃 산에도 같은 이름의 옥천사가 있으므로 백성들이 미혹할까 염려하다가, 그 절터를 살펴보니 동구에 두 시냇물이 마주 대하고 있으므로 ‘쌍계사(雙磎寺, 계는 시내 계로 두 시내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라는 제액을 내리게 되었다. 이로부터 옥천사는 쌍계사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간에 벽암, 백암, 법훈, 만허, 용담, 고산스님의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는 동안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쌍계사는 국보 1점(진감국사 대공탑비-국보47호), 보물 9점(대웅전-보물 500호, 쌍계사 부도-보물 380호, 팔상전 영산회상도-보물 925호, 대웅전 삼세불탱-보물1365호, 대웅전 목조 삼세불좌상 및 사보살입상-보물 제1378호, 쌍계사 괘불-보물 제1695호, 쌍계사 감로왕도-보물 제1696호, 쌍계사 동종-보물 제1701호) 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청학루, 마애불, 명부전, 나한전, 적묵당, 설선당, 육조정상탑전, 팔상전, 사천왕상, 산중탱, 아미타후불탱, 불경책판 등의 20점의 지방지정 문화재, 총 30여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사암, 불일암, 도원암 등의 암자가 있으며, 조계종 25개 본사중 제13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쌍계사는 여러 문화재외에도 차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쌍계사 입구 근처에는 '차시배추원비(茶始培追遠碑)', '해동다성진감선사추앙비', '차시배지(茶始培地)' 기념비가 있다. 차는 신라 선덕여왕때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왔는데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金大簾)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줄기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김대렴이 차를 심은 이후 진감선사가 쌍계사와 화개 부근에 차밭을 조성하여 보급하였다고 한다. (대렴이 처음 심었다는 차 시배지에 대한 논의는 화엄사 장죽전과 논쟁중임)
쌍계사는 도의국사와 동시대에 활약한 진감선사가 육조혜능선사의 남종 돈오선을 신라에 최초로 전법한 도량이자 차의 발상지이며 해동범패의 연원이다. 그러므로 쌍계사는 선(禪), 다(茶), 음(音)의 성지로 일컬어진다. 현재 혜능대사의 정상이 모셔진 금당(金堂)에 금당선원이 있어 눈푸른 납자들의 정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통강원(傳統講院)과 금강계단(金剛戒壇)이 설치되어 바야흐로 선맥과 강맥, 그리고 율맥의 법통이 바로선 수행도량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쌍계사는 전체가 도지정 기념물 61호로 지정이 되어 있고 방장스님은 고산 혜원 대종사, 주지스님은 우당 원정 스님이다.
일주문(삼신산 쌍계사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곳), 금강문, 천왕문을 차례로 거쳐 산사로 들어 간다.
대웅전영역
대웅전영역이란 쌍계사의 제 2 중창주라 할 수 있는 碧巖스님에 의해 세워진 영역으로, 쌍계사를 들어가는 초입부터 삼성각에 이르는 영역을 말한다. 현재 우리들이 쌍계사를 찾았을 때 접하게 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그 초입인 석문에서부터 삼성각에 이르는 발자취를 따라 聖寶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따라서 그 초입인 쌍계석문을 지나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을 거치면 웅장한 누각인 팔영루를 만난다. 팔영루 양쪽으로 스님들의 거처인 설선당, 적묵당이 자리잡고 있고 높은 계단 위에 대웅전이 위엄있게 황장봉을 서향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나한전, 명부전, 삼성각, 화엄전이 대웅전을 둘러싸고 있다.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이 절묘하게 어울려 자리잡고 있다.
9층석탑과 팔영루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범종루가 있다. 9층 석탑은 1990년에 세운 최근의 것이지만 탑 내에는 스리랑카에서 모셔 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
이 절의 대웅전과 대웅전 앞 마당에 세워진 최치원이 썼다는 "진감국사대공탑비", 석등 등을 만나게 된다. 대웅전에는 나무로 만든 삼세불좌상 아미타불(왼쪽) 석가모니불(중앙)과 약사불(오른쪽) 모셔져 있고, 왼쪽으로부터 관음, 보현·문수, 월광보살의 네 보살입상이 있다. 그리고 삼세불탱 등 많은 괘불이 있다.
▲진감국사대공탑비. 비문은 최치원이 썼다. 이 탑비는 대웅전 방향이 아닌 금당과 같은 방향으로 남향을 하고 있다. 비에 금이 가고 파손된 흔적은 1939년 이 일대 있었던 지진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대웅전 뒤의 이 나무는 무엇인고? 예전의 대웅전 어느 기둥이었을 것이다.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금강계단. 대웅전 뒤편에 있는 금강계단은 불사리를 모시고 수계의식을 진행하는 곳이다.
▲금강계단
▲화엄전. 화엄전에는 불경 목판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바위를 다듬어 만든 마애삼존불과 마애불
지금까지 본 것이 쌍계사의 대웅전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가람이다.
금당영역
이제부터는 금당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금당영역 가람을 보게 될 것이다. 사실 진감국사비는 위치는 대웅전 가람에 있지만 방향은 금당 방향을 향해 세워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당은 원래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의미하는데, 육조 혜능대사의 정상을 봉안하고 금당이라 이름한 것은 조사의 가르침을 중시한 선총 사찰의 특징이다.
1875년 침명한성(枕溟罕醒)이 쓴 현판에 의하면, 금당(金堂)과 동서방장(東西方丈)과 팔상전(八相殿), 영주당(瀛洲堂), 방장실(方丈室), 봉래당(蓬萊堂), 청학루(靑鶴樓)를 들면서, 금당이 육조의 영당(影堂)이고 팔상전이 옛날 법당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다른 사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영주당, 봉래당, 동서방장 등의 전당들은 한라산, 금강산, 지리산의 말하는데, 이는 곧 三神山을 상징하는 것으로 영산숭배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쌍계사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일주문을 보면 삼신산 쌍계사라고 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금당영역은 수행자의 공간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며 하안거, 동안거 해제 후 3개월은 산문을 열어 개방한다.
육조정상탑전은 쌍계사 내에 있는 전각으로 중국 불교 선종의 6대조인 혜능대사의 정상, 즉 두개골을 모시고 있는 건물이다. 통일신라 경애왕(재위924∼927) 때 진감선사가 건물을 세워 육조영당이라 하였으며, 후에 금당이라 불렀다고 한다. 건물 안에는7층석탑이 있는데 이 탑은 1800년대에 목압사의 석탑을 용담스님이 옮겨 놓은 것으로 그 뒤부터 육조정상탑이 되었다. 건물의 앞쪽에는 조선시대 명필인 추사 김정희가 쓴 ‘육조정상탑‘’세계일화조종육엽‘의 현판이 걸려있다.
팔상전에는 국보급 문화재인 영산회상도와 팔상도가 있다.
금당을 오르는 곳에 옥천교(玉泉橋)라는 다리가 있다. 내려오면서 보니 이런 글귀가 있다. 옥천사는 쌍계사의 옛 이름이다.
“邪正心作用,奇妙不思議.(사정심작용,기묘불사의)”
나쁜 마음과 바른 마음이 서로 작용하여 그 기묘함이 참으로 불가사의하구나.
▲성보박물관
템플스테이등의 일반인들을 위한 활동도 있다. 불일폭포는 또 다른 볼거리다. 많은 간판 비문등 글들에는 고운 최치원과 추사 김정희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주소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 (구주소:화개면 운수리 208).
봄에는 쌍계사 진입로의 벚꽃이 유명하여 인파들로 붐비고 이 일대는 차밭과 다원이 많이 있다. 하동차박물관도 이 곳에 있다. 매년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쌍계사에서 부처님을 만나고 나오는 길 옆에는 시냇물 소리가 청량하게 들려 온다.
일주문에 쓰진 주련이 다시 말한다.
이 절 안에 들어서면 섣불리 세속의 지식처럼 알려고 하지 말자, 세속의 지식욕을 내려 놓은 비운 그릇에 큰 깨달음이 가득 차리라(입차문내막존지혜入此門內莫存知解, 무해공기대도성만無解空器大道成滿).
참고 : 쌍계사 홈 페이지
2019.05.11 하동 쌍계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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