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은 세 불교 성인을 우르러 붙여진 이름
관악산과 접한 암산으로 경기와 서울과의 경계
삼성산을 가기 위해 지도를 검색하고 삼성산 코스를 찾다 보니 전철 1호선 관악역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교통편에서 제일 무난해 보였다. 혼자 가는 산행이라 마음이 훨씬 가볍다. 길은 지도를 참고로 오르면 되고, 가다 모르면 산을 오르는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된다.
관악역에서 내리니 역시 등산복 차림의 중, 장년들이 많이 보였다. 여성들도 꽤 많이 보인다. 일단 처음부터 코스를 물어 김밥을 사 넣고 출발했다. 삼성산A코스로 알려진 오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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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은 경기도 안양시와 서울시 관악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서울 남쪽의 안산 역할을 하는 관악산과 붙어 있는 기암들이 많은 암산으로 알려져 있다. 산꼭대기(해발 481미터)에는 철탑이 세워져 있는데 kt삼성산중계소다. 삼성산 정상이 경기와 서울의 경계인 셈이다.
삼성산이라는 이름은 세 사람의 성인이 있었던 산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원효스님, 의상스님, 윤필거사(의상대사의 이복 동생)를 말하는데 삼막사 자리에 움막(현재 삼막사三幕寺)을 짓고 수행을 했다고 전해진다. 원효스님이 삼막사를, 의상스님이 연주암을, 윤필거사가 염불암을 각각 창건해 수도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삼성산(三聖山)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수많은 선지식(덕 높은 스님)들이 수도를 한 삼성산에는 삼막사를 비롯해 염불암, 망월암, 안양사, 호압사, 성주암 등 사찰들이 산재해 있을 만큼 불교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산이다.(불교신문 2020.4.28 안양 삼막사 참조)
한편으로 천주교와도 인연이 있는 산이다. 서울 신림동 쪽에 있는 삼성산성지는 조선 기해박해(1839년에 일어 난 2차 천주교 박해사건)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산 초입에서 산을 오른 지 얼마 안되어 바위들이 보이고 길이 생각보다 험했다. 목이 긴 등산화를 신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암릉으로 발을 잘못 딛게 되면 발목을 삘 수도 있다.
데크쉼터에 오르니 관악역 근처와 석수동이 보인다. 경인교육대학교 경기캠퍼스가 눈에 들어오고 제2경인고속도로 삼막나들목(인테체인지)이 유려한 곡선을 드러낸다.
다시 산을 오르면 거대한 바위솟음이 보이는데 제2전망대다. 바위 옆으로 돌아 이곳을 올라야 한다. 제2전망대를 올라 잠시 전망을 구경하고 다시 가다 보면 학우봉을 만나게 되고 능선쉼터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삼막사로 가는 길도 보이지만 계속해서 국기봉을 향해 올라 갔다.
바위가 나타나 바위를 타고 넘어 기어올라가 겨우 국기봉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해발 477미터 표지석이 있다. 국기봉이 산에 왜 세워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국기봉에 오르기 위해 등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등산 온 사람들이 국기봉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광경을 구경하면서 한참을 보냈다. 나름대로의 목표 지점에 도착한 영광스런 장소에서의 기념 사진이다.
다시 길을 나섰다. 삼성산의 진짜 정상이 송신탑이 있는 곳이라는 걸 재확인하고 계속해서 갔다. 조금 내려오니 쉬어 가기에 좋은 곳이 있어 점심을 먹기로 하고 가져 온 김밥, 고로께, 육포, 귤을 먹었다. 그 사이 하늘에서는 연신 비행기가 김포공항으로 가는지 북서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는 바위길로 가는 곳에서 잠시 가져 온 책, 고두현 시인이 쓴 『나무 심는 CEO』를 읽었다. 산에서 읽는 책 맛은 그야말로 상쾌한 공기(산소) 맛과 같다.
점심도 먹고 책도 좀 보고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삼성산 정상과 관악산 정상이 잘 보이는 바위위로 난 길을 넘어 가기에는 위험해 보여 아래로 돌아 가기로 했다. 그래도 단풍이 든 단풍나무도 있고 까마귀도 가까이에서 울고 있어 구경거리가 많다.
또 다시 만나는 큰 바위가 있어 사진 찍으면서 놀다가 다시 길을 떠난다. 이곳의 길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드디어 중계소탑이 바로 앞에 있는 산 정상 표지석 앞에 도착했다. 그러니까 정상은 중계탑 구역이라 들어가지 못하니 바로 앞 바위에 정상표지석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여기가 진짜 삼성산 정상이다.
관악역 출발지에부터 정상까지 4.5킬러미터, 3시간 30분 정도 소요. (휴식,점심시간 포함)
정상에 올라 온 사람이 있기에 사진 찍겠냐고 물었더니 그동안 많이 찍었는데 고맙다면서 핸드폰을 건네준다. 사진을 찍어 주고 나서 나도 좀 찍어 달라고 했다.몇장을 찍고 나서 어디로 내려 갈 거냐고 묻길래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더니 자기는 관악수목원쪽으로 가려 하는데 그쪽으로 가면 같이 가자고 한다. 수목원 길은 하산시에만 갈 수 있는 길이라는 말에 이참에 가보자 생각하고 동행했다.
정상에서 잠시 차도를 걸어 내려 가게 된다. 나무들이 울창하여 공기도 좋다. 그리고 다시 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하산한다. 망월암쪽으로 가다 왼쪽으로 가는데 여기도 바위들이 많아 내려 가는게 쉽지 않다. 잠시 서울 쪽을 보니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보이고 저 멀리 남산의 타워도 눈에 들어 왔다.
조금 더 내려가니 무너미고개로 가는 길과 관악수목원 후문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계곡 물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물은 매우 깨끗해 보였다. 삼성산 정상에서 수목원 후문까지 약 2.2킬로미터에 1시간(휴식시간 포함) 정도 소요된다.
정상에서 만난 사람은 수원 망포동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소를 하는 분이었다. 내가 그쪽에 살고 있는 이유로 급속히 이야기가 많아진다. 요즘 부동산 돌아가는 이야기, 레고랜드로 인해 발생한 채권 시장 문제, 중국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를 산을 내려 오면서 주고 받았다. 나와 같이 내려 온다고 그 분은 점심도 못먹고 있다가 수목원 못미쳐 있는 쉼터에서 먹었다.
수목원 후문을 들어서니 수목원 안내 게시판이 있다. 관악 수목원의 안내와 관람 가능한 길을 소개하고 있다. 이 곳은 다양한 북방 수목을 생생하게 전시해 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 돋보인다. 다만 관람은 정문 출입은 불가하고 후문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약 1.6킬로미터의 길을 30분정도 걸으면서 구경이 가능하다.
사실상의 등산은 끝이나고 이제 삼성천이 옆으로 흐르는 한양 유원지를 걷게 된다.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안양유원지에서1.5킬로미터의 길을 걸어 내려가면 안양예술공원이 나오며,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 버스 2번을 타면 안양역에 도착한다. 삼성산 정상에서 주차장까지 대략 5.1킬로미터의 거리를 2시간 정도면 걸어 내려올 수 있다.
삼성산 관악역 출발, 국기봉, 삼성산 정상, 광악수목원 길로 하산, 주차장 종료
총 약 10 킬로미터, 20,000보, 5시간 40분(09시 45분 관악역 출발, 15시 25분 주차장 종료) 소요.
2022.10.23. 일요일 삼성산을 다녀와서, 이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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