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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한국여행

[경기]광주시 백마산에서 노고봉까지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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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의 백마산에서 용마봉, 발리봉, 노고봉 탐방     

총 길이 13킬로미터에 약 8시간 소요, 25000보(2022.10. 26. 오전 9시-오후 5시)

화담숲과 곤지암리조트를 발리봉에서 노고봉 가는 길에 보았다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의 가을이 아름답다고 TV에서 광고가 나온다. “저 저기 곤지암이면 멀지 않은 곳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니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뿔싸, 11월 중순까지 예매 완료다. 그 주변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아예 주변 산을 가면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등산을 가기로 작정을 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 후 전철을 타고 경기 광주시의 광주역(경강선)에서 내렸다. 전철로 망포역에서 이매역을 거쳐 광주역에 도착한 것이다 초월역에서 가는 방법보다 좋아 보였다. 버스 2-1을 타고 미주아파트 종점 전 미주할인마트 정류장에서 내려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가 오전 910분경이다.

처음 가는 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길이 익숙하지 않아 준비를 잘해도 헤매는 일이 많이 생긴다. 낯선 길을 혼자서 오르는 것은 더욱 그렇다. 대주아파트를 돌아 텃밭이 있는 곳을 지나 숲길을 들어오니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머리가 쭈뼛이 섰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극락사라는 절이 나온다는 푯말을 만났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마산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에 몇 사람을 더 만나기도 했다. 헬기장에서는 여성 세 분이 와서 편안한 산행 중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산행 중에 오른쪽은 철조망으로 통제되어 있다. 군부대 사격장으로 접근 금지 구역이다. 계속해서 내려 갔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해서 백마산 정상에 도착했다.

 

백마산(白馬山)은 백마봉인 셈이다. 해발 461미터(푯말에는 434미터라고 되어 있는데 오기로 보인다), 경기도 광주시와 용인시에 경계를 두고 있는 산이다. 통일 신라 말 도선국사가 멀리서 이 산을 보고 마치 백마의 등 같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특히 고려 개국시 왕건을 지목하고 그 휘하에 무사들을 훈련시키는 장소로 백마산 일대가 활용되었다고 전한다. 산 북쪽은 지금도 군부대(예비군 훈련장)로 사용중이라 철조망을 둘러 쳐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제 벡마산을 출발해 용마봉까지 1.2킬로미터, 발리봉까지 2.8 킬로미터 가야 한다. 산길은 낙엽이 덮여 있어 미끄럽지만 푹신하다. 사람이 많이 다닌 흔적이 별로 안보인다. 백마산(백마봉)에서 용마봉까지 오는 동안 사람 그림자도 못 보았다.  

 

드디어 용마봉에 도착했다. 용마봉은 502.9미터로 백마봉과 발리봉 중간에 있는 봉우리다.

 

잠시 쉬면서 가져 온 책을 좀 읽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다.

만약에 지금 이 산속이 바다였다면 헤엄을 쳐서 저 나무들 사이를 지나면서 나무의 잎들이 표현하는 단풍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잠시 한다.

산의 봉우리에 홀로 앉아서 나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이 세상에는 여자, 과일, 생각들과 같은 즐거움이 많이 있지만, 가을의 부드러움과 각 섬 이름을 하나하나 중얼거리면서 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보다 더 우리 마음을 천국으로 깊숙이 잠기게 하는 기쁨은 없다. 세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평화롭게 그리고 쉽게 현실의 세계에서 꿈의 세계로 옮겨갈 수 없을 것이다.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자키스, 문학과지성사, 2020.05.22(110), 39.

섬을 산으로 바다를 숲으로 바꾸어 본다.  

"이 세상에는 여자, 과일, 생각들과 같은 즐거움이 많이 있지만, 가을의 부드러움과 각 산 이름을 하나하나 중얼거리면서 이 가을 숲을 걸어가는 것보다 더 우리 마음을 천국으로 깊숙이 잠기게 하는 기쁨은 없다. 세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평화롭게 그리고 쉽게 현실의 세계에서 꿈의 세계로 옮겨갈 수 없을 것이다. "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귀가 쩡쩡 울려 온다. 예비군 사격장에서 탕 탕 하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린다. 이제 다시 걸어 가야 한다. 용마봉에서 1시간 정도 머문 것 같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생각하고 독서하고 새소리 듣고 단풍 즐기는 이 즐거움을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 

발리봉을 향해 출발했다. 단풍나무가 점점 멋있게 단풍이 들어 있고 길가 바위도 용암 분출 당시 식어 갔던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바위에 용암이 식은 곡선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배넘이 고개를 지나고, 통신중계소를 지났다. 방향을 전환하여 올라서니 ㅁ 발사대라는 군사 시설도 보인다. 마지막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드디어 눈앞에 발리봉이 나타났다. 이 봉우리가 백마산의 주봉이다. 해발 512미터다.

 

발리봉의 이름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나 발이봉으로도 부르고 있다. 한자로는 盋騹(=)峯로 한다고 표지석에 쓰여 있다. 그런데 한자로 보면 발리봉이다. 발자도 (달릴 발)로 쓰야 맞는 것 같다. ()은 승려의 밥그릇을 뜻하는 발이다. ()도 검은 말을 뜻하니 검은 말이 달리는 봉우리 발리봉(驪峯)이다. 흰말이 달리는 의미가 아니다. 백마산 주봉의 이름이 검은 말이 달리는 봉이 된다. 애매하긴 하다. 또는 ()배꽃이 피는 봉우리란 뜻의 발리봉(發梨峯)이라고 쓰기도 한다고 되어 있다.

 

흰말이나 검은 말이나 무슨 상관이랴. 주린 배 숲 속에서 채우고 가자. 싸 온 먹거리를 꺼내 원형 나무 탁자에 앉아 편안히 먹었다.

발리봉을 넘어 서니 그동안 서쪽에 쳐진 철조망이 반대쪽인 동쪽에 쳐져 있다. 이 무슨 조화일까? 한참을 가니 이 곳은 사유지라고 나온다. 그러고 보니 발리봉 오른쪽 아래가 그 유명한 화담숲이다. 정작 발리봉에서는 아래가 보이질 않는다.

 

발리봉에서 1킬로미터 쫌 가니 용인고개라는 곳이 나타난다. 동쪽(왼쪽)은 철조망에 문은 있으나 ‘등산로아님’이라는 안내판만 있다. 들어갈 수가 없다. 노고봉까지는 1.74킬로미터 더 가야 한다. 곤리암리조트는 1.4킬로미터라는 표지도 보인다. 이 길이 광주시와 용인시의 경계라는 표지도 있다.

 

용인고개에서 산을 또 올라가야 한다.

오름길에서 단풍터널을 만났다. 이 길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단풍길이 아닌가 싶다. 한참을 머물러 단풍을 만끽했다.

 

왼쪽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려 와서 보니 스키장에 물 뿌리는 소리였다. 곤지암리조트 스키장이다. 스키장 안이 잘 보이고 화담숲이 조금 보이는 곳에서 안을 구경했다.

화담숲과 곤지암리조트는 엘지그룹에서 만든 곳으로 엘지그룹 관계사인 주식회사 디앤오가 관리하고 있다.

 

화담숲 홈페이지 캡쳐

 

그냥 철조망 밖에서 구경 좀 하고 내 갈 길을 간다. 발리봉, 노고봉, 용인외대가는 삼거리에서 노고봉으로 향했다. 계단을 올라오니 전망 데크가 있다. 잠시 쉬었다. 용인쪽의 외대캠프스와 모현읍이 잘 보였다. 문항산이 눈에 들어 오고 경안천이 북쪽의 팔당호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노고봉(老姑峰)을 향해 다시 올랐다. 일명 할머니봉이다. 노고는 할머니라는 뜻이며, 도교적인 함의가 있어 일종의 산신격인 이름이다. 지리산의 노고단도 老姑壇으로 도교에서 온 말로 할미단(할머니단)이라는 뜻이다. 노고봉은 해발 578.2미터이다. 

 

이곳에서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 어디서 올라 왔는지 물으니 외대 쪽에서 올라 왔다고 한다. 곤지암으로 내려 가는 길은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야 해서 불편 할 것이라고 한다. 1시간 정도면 외대 정문에 도착하고 버스도 많다고 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외대 쪽으로 방향을 잡기로 했다. 여성분이 용감하게 혼자 올라 온 것이 대단해 보였다. 그만큼 외대에서 노고봉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는 의미일 것이다.

노고봉을 출발해 내려오니 계단길이 나타난다. 가파른 계단길이 생각보다 길다. 이 길을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힘든 구간일 것이다. 외대 정문까지 빠른 걸음으로 내려 왔다. 산을 올려다 보니 지나 왔던 백마산(), 용마봉, 발리봉 등이 눈에 들어 온다. 마지막까지 내려 와 압축공기로 털어 내고 보니 외대 정문이 나타났다. 오늘의 탐방 일정이 끝이 난 것이다. 이때가 16:55분이었다.

외대캠퍼스 뒤쪽의 왼족부터 백마산(봉), 용마봉, 발리봉

 

용인외대국제캠퍼스정문

 

전체 탐방 구간 정리

광주 대주아파트CU편의점 출발(09:10) → 백마산460미터(10:27) → 용마산503미터(11:27) → 통신중계소(12:44) → 발리봉512미터(13:15) → 노고봉578미터(15:54) (16:00 노고봉 출발) 용인외대정문(16:55)

백마산 등산로 : 경강선 광주역, 초월역 또는 곤지암역에서 산입구까지 와서 오를 수 있다. 반대로 용인시 모현읍 한국외대정문쪽에서도 노고봉을 오른 후 백마산으로 갈 수도 있다.  

13킬로미터, 7시간45분 소요 , 25,000

2022.10.26 백마산에서 노고봉까지탐방을 마치고, 이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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